국민학교 6학년 2학기 말 무렵에 도시(하남시)로 이사했습니다.
전기도 없는 초가집 호롱불 밑에서 태어난 저에게 도시란 별천지 같았죠.
서울에 왔을 때 흙 없이 돌로 뒤덮인 길을 보며 마냥 신기해 했는데.. ㅎ
도시에 와서 알았습니다.
우리집이 부자구나..
고기를 먹을 수 있구나..
저는 워낙 채식을 좋아해 절 밥에 대한 향수는 있어도 고기에 대한 애착은 없었지만 동생이 한 말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돼지고기를 원없이 먹었으면 좋겠다.'
'통닭이 날아 간다.' 등.. ㅎ
시골에서는 마을에서 돼지를 잡거나 명절 전에 엄니가 읍내 나가서 사 오실 때나 가능했습니다. 소 도살은 불법이라서 소고기는 명절 아니면 못 먹었죠 아마..
아무리 시골이라고 해도 다른집은 우리 같지 않았는데 우리 엄니 손에 돈을 쥔 걸 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주로 소쿠리나 호미가 들려 있었죠.
돈은 아버지가 매년 땅 사시느라 계약하러 가기 전에 현금 다발을 허리에 차는 것 밖에 못 봤으니까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고 부터 엄니한테 매일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돈 세게 해 드린다고 입 버릇처럼 얘기했는데 아직도 그렇게는 못 해드리 있습니다.. ㅠ
그런 제가 도시에 와서 상가에 '신장개업'이라고 붙어 있는 글씨를 처음 봤습니다.
시골에서 대문에 붙은 '입춘대길'만 보다가 신장개업은 도시에 와서 경험하는 새로운 모든 것 중에 하나였습니다.
근데 하루는 희한한 걸 봤습니다.
천호동에 갔는데 어느 상가에 '신장개업' 문구가 붙어 있는 겁니다.
아니 왜?!
여긴 천호동인데 신장 개업??
당시 제가 살던 곳은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신장리(현재 하남시 신장동) 부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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