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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 집은 페낭이고 도쿄에서 일하는 루슨(여권 미들네임)이 써 가는 블로그입니다. #Korea #Penang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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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日常/루슨 생각'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4.11.13 나이(歳)에 관하여
  2. 2014.11.11 김치에 대하여
  3. 2014.11.08 신장 개업 (新装開業)
2014. 11. 13. 15:36 일상 日常/루슨 생각

한국문화가 외국과 많이 다른, 나이에 관해 생각 해 볼까합니다.
우선 가장 차이를 느끼는건 나이 계산법입니다. 흔히 한국 나이라고 말을하는데 우리나라만 특이한걸까요?

한국의 나이 계산법은 중국의 영향이었는지 동아시아에 널리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문화 대혁명,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 일본은 메이지시대, 북한도 현대에 들어 와 만 나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한국식 나이 계산법이 일본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만 나이에 비해 한두살이 많다보니 좀 더 오래 사셨다는 의미에서 돌아가신 분에게만 사용한답니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로는 만 나이를 사용하는데 일상에선 아직 못 버리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리문화에 나이가 계급화되어 버렸습니다. 나이든게 자랑이 되어버려 나이를 숨기는 여성도 자기가 나이 어린 사람취급 받는건 싫어하죠.

명심보감(明心宝鑑) 준예편(遵礼篇)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孟子 曰 朝廷엔 莫如爵이오
郷党엔 莫如歯요
輔世長民엔 莫如徳이니라

맹자가 이르기를, 조정엔 벼슬만한 것이 없고
마을엔 나이만한 것이 없고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는 데는 덕만한 것이 없느니라.

한국사람이 우선 나이부터 까고 편하게 대한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오해도 생기고 오히려 불편한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선배건 후배건 나이가 만건 적건 서로의 신뢰가 쌓여 편해지기 전까지는 모두에게 경어를 사용합니다. 직원들 나이도 모릅니다.

우선 나이로 상대를 판단하기보다 상대의 특징이나 장점, 배울점을 먼저 찾는게 유익하리라 봅니다.

본인도 기억해 내기 싫은 나이를 안 가르쳐 줬다고 화 내시는 카친이 계셔서 정리 해 봤습니다. 덕분에 출근길 지하철에 갖힌 시간을 유익하게 보낸 느낌!^^

posted by 루슨
2014. 11. 11. 11:03 일상 日常/루슨 생각

"김치가 뭐예요?"
아마 이런 질문을 받아 본적도, 해 본적도 없으실 겁니다. 이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 줄 압니다.

김치가 뭘까.. 저도 한글 가르칠 때 비로소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치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沈菜"
침몰한 야채 즉 야채 소금 절임을 말합니다.

김치하면 대표적으로 떠 오르는게 배추(白菜), 고추가루(唐辛子), 젓갈(塩辛)이죠?
그러나 배추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게다가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신대륙에서 발견됨)에 일본에서 들어 오고 젓갈 역시 나중에 첨가된 재료입니다.

김치의 원조는 야채의 화석으로 불릴만큼 역사가 긴 오이로 추정합니다. 배추는 옛 중국 문헌에 강북에서 키우면 뿌리가 건실하고(무) 강남에서 키우면 잎이 부드럽다(배추)고 했습니다.
같은 종이었다는 얘긴데 얼갈이 배추와 열무를 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흔히 김치가 중국에서 들어 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만주(満州) 벌판을 오랜 터전으로 삼았던 고구려(高麗)가 일찌기 절임과 발효 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콩(大豆)의 원산지 만주에서 기원한 된장(味噌)이 중국 문헌에 高麗臭 즉 고려의 냄새로 기록되어 있답니다.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란 노래가 있었죠!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이라 언제나 김치를 냉장고에 채우고 삽니다.. ㅎ

퇴근 길 엄니가 앞치마 두루고 김장 도와주시는 아버지 사진을 보내 주셔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ㅎ

posted by 루슨
2014. 11. 8. 00:15 일상 日常/루슨 생각

국민학교 6학년 2학기 말 무렵에 도시(하남시)로 이사했습니다.
전기도 없는 초가집 호롱불 밑에서 태어난 저에게 도시란 별천지 같았죠.

서울에 왔을 때 흙 없이 돌로 뒤덮인 길을 보며 마냥 신기해 했는데.. ㅎ

도시에 와서 알았습니다.
우리집이 부자구나..
고기를 먹을 수 있구나..

저는 워낙 채식을 좋아해 절 밥에 대한 향수는 있어도 고기에 대한 애착은 없었지만 동생이 한 말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돼지고기를 원없이 먹었으면 좋겠다.'
'통닭이 날아 간다.' 등.. ㅎ

시골에서는 마을에서 돼지를 잡거나 명절 전에 엄니가 읍내 나가서 사 오실 때나 가능했습니다. 소 도살은 불법이라서 소고기는 명절 아니면 못 먹었죠 아마..

아무리 시골이라고 해도 다른집은 우리 같지 않았는데 우리 엄니 손에 돈을 쥔 걸 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주로 소쿠리나 호미가 들려 있었죠.
돈은 아버지가 매년 땅 사시느라 계약하러 가기 전에 현금 다발을 허리에 차는 것 밖에 못 봤으니까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고 부터 엄니한테 매일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돈 세게 해 드린다고 입 버릇처럼 얘기했는데 아직도 그렇게는 못 해드리 있습니다.. ㅠ

그런 제가 도시에 와서 상가에 '신장개업'이라고 붙어 있는 글씨를 처음 봤습니다.
시골에서 대문에 붙은 '입춘대길'만 보다가 신장개업은 도시에 와서 경험하는 새로운 모든 것 중에 하나였습니다.

근데 하루는 희한한 걸 봤습니다.
천호동에 갔는데 어느 상가에 '신장개업' 문구가 붙어 있는 겁니다.

아니 왜?!
여긴 천호동인데 신장 개업??

당시 제가 살던 곳은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신장리(현재 하남시 신장동) 부근이었습니다.

posted by 루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