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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 집은 페낭이고 도쿄에서 일하는 루슨(여권 미들네임)이 써 가는 블로그입니다. #Korea #Penang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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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17. 12:49 일상 日常/루슨 생각


지인과 청주에 대해 얘기하다가 오늘 퇴근길에는 청주에 대해 정리해 볼까 합니다.
시드니에서 아들한테 주고 오는 바람에 다시 주문한 에어팟(AirPods)도 퇴근길에 긴자(銀座) 에플 스토어에 들러 받아 가야 하는데..

지금은 청주라고 하면 음식점에서 마실 수 있는 청하(清河)와 제사상에 주로 쓰는 백화수복(白花壽福)정도입니다만, 사실 우리 민족은 청주를 즐겼습니다.

지금은 소주 맥주가 대세지만 우리의 전통주 청주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맥주(麦酒)야 개화기 이후에 유럽에서 온 술(일본을 통해서)이고 소주(焼酎)는 고려말 원나라(몽골)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조선 초에 소주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세종실록에서 이조판서 허조가..

“예로부터 술 때문에 몸을 망치는 자가 많습니다. 신이 벼슬에 오를 때는 소주를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집집마다 있습니다. 게다가 소주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이가 흔합니다. 금주령을 내려야 합니다.”

이 원문 찾다가 어제 퇴근길에 정리하는 건 실패했습니다. 결국 번역문만으로 이어 가겠습니다.

위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소주는 조선 초에 보급된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이 즐겼던 술은?
바로 청주와 탁주(濁酒)입니다.

한자로 알 수 있듯이 누룩으로 술을 빚어 맑은(清) 술을 걸러 내어 청주이고 남은 걸로 다시 술지개미를 걸러낸 탁한(濁) 술이 탁주입니다.
막 걸러냈다고 막걸리라고 한다는 군요.

이렇게 청주는 탁주 보다 귀한 술로 양반이 즐기는 술이고 탁주는 평민이 즐기는 술이 되었습니다.
스코틀랜드에는 가문마다 체크무늬가 있듯이 우리나라는 가문마다 청주 빚는 비법이 전수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일제를 거치면서 주세법에 의해 민간의 술 제조가 금지되어 전통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청주를 즐기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여기는 각 지방마다 이름도 맛도 다르고 특색있는 청주가 참 많이 있거든요.

그 일본 청주의 이름 중에 마사무네(正宗)라고 있습니다. 우리말 발음으로 정종입니다.
우리가 청주를 정종이라고 하는 데 그건 사실 일제 시대 때 우리 전통 청주를 다 없애고 일본 양조 공장에서 만들어 시중에 보급시킨 일본 청주 이름이었습니다.

일본어로 술 주(酒)자를 사케라고 읽는데 일본은 청주를 사케(酒)라고 합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술이라고 인식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청주의 다른 표현으로 니혼슈(日本酒, 일본술)라고도 합니다.

지금은 일본의 술이라고 하는 청주가 8세기에 쓰여진 일본 고사기(古事記)에 의하면 백제인이 전한 걸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럼 백제는 누룩을 발효시켜 술 빚는 기술을 어디서 배웠을까요?
중국? 아닙니다. 소서노의 두 아들이 고구려의 유민들 데리고 와서 세운 백제의 지배민족은 고구려(고려)인이었습니다. 이 고구려가 발효 기술이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중국 문헌에 의하면 발효 기술의 하나인 된장을 “고려취(高麗臭)”로 기록되었답니다. 고려 사람만 만나면 된장냄새가 코를 찔렀던 거죠.. ㅋ

중국에도 청주와 비슷한 술이 있는데 이를 황주(黄酒)라고 합니다. 무색 투명하지 않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황주를 즐길 때 우선 색(色)을 즐기고 그 다음에 향(香)을 즐기고 맛(味)을 즐긴다고 합니다.

중국의 황주는 단맛의 정도에 따라 감(甘), 반감(半甘), 건(乾), 반건(半乾)의 4가지로 구분하고 일본의 사케도 카라구찌(辛口, dry)와 아마구찌(甘口, sweet)로 구분해서 즐기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청하나 백화수복을 비롯해 몇종류 뿐입니다.

청주를 살리는 길이 우리 전통을 살리는 길인 것입니다.. ㅎ

posted by 루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