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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 집은 페낭이고 도쿄에서 일하는 루슨(여권 미들네임)이 써 가는 블로그입니다. #Korea #Penang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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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6. 09:13 미얀마 Myanmar


미얀마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미얀마 요리를 꼭 먹어야지 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왔습니다.
어떤 요리가 맛있는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맛 보고 싶었던 건 미얀마 맥주!

유럽 맥주 시장에서 우리나라 맥주는 명함도 못 내미는데 독일에서 개최되는 세계 맥주대회에서 3년 연속 그랑프리 그리고 벨기에에서도 인정받은 미얀마 맥주.

의외인 건 캔따개 고리(Ring-Pull Tab)가 현대식 따개 부착형(Stay-on Tab)이라는 겁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 수도 없이 맥주를 마셨는데 대부분 캔뚜껑이 손가락에 남아 있었거든요. 옛날 생각 많이 했는데.. ㅎ

도쿄의 미얀마 타운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 미얀마 요리집에서 같이 먹기로 한 미얀마인이 늦어지는 관계로 미얀마 요리 첫 메뉴를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꼬막 바질 소스 볶음’으로 시켰습니다.
그런데 일본 말 제대로 못 알아듣는 점원이 세상에..
“개구리 뒷다리 매운 볶음”을 가져왔습니다.. ㅠㅜ

쥔장이 다시 해 온다는데 그냥 두라고 했습니다.
30여년 전 아버지가 뒷산에서 풀 베시다가 나타난 개구리를 낫으로 뒷다리 잘라서 아궁이에 소금뿌려 구워주셨던 것이 생각나더군요. 울 아버지 보고 싶다.. ㅠ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얼떨결에 또 맛 보는군요.. ㅎ

어리버리한 점원 덕분에(?) 미얀마 맥주 마시며 행복한 옛날 생각하는 겨울 문턱 어느날이었습니다.

posted by 루슨
2014. 12. 5. 01:23 자녀교육

애들이 '자유'라는 단어를 배우면 제 멋데로 하고 나서 '내 자유야'하는 방법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는 좋지만 '책임'이 따르고 그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걸 나중에 깨닫습니다.

오늘은 부모의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학생 운동이 한창일 때 운동권인 딸을 둔 부모가 있었습니다.
데모한다고 집에 안 들어 올 때도 있었지만 그런 딸을 이해하고 잘 보살펴 줬습니다.

딸이 교도소에 들어 갔을 때는 면회 때마다 꼭 둘이 같이 찾아 가서 따뜻한 말 한마디도 잊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교육도 많이 받고 여유있게 살아 와서 그런지 이해심도 많고 언제나 딸의 생각을 존중 해 줬습니다. 딸도 그런 부모한테 감사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친구들은 직장에 다니고 결혼을 해 평범한 행복을 맘껏 누리는데 자신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부모면 자식이 행복하길 바래야 하는거 아냐? 내가 이렇게 불행하게 사니까 좋아?!"

사람이 사회의 벽을 느끼기 전까지는 책임보단 자유를 원하고 해야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합니다.

신사의 품격(紳士的品格) 19회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윤이와 메아리 인생이야. 네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반대도 했고 혹시 모를 불행에 대해 경고도 했고 언제 닥칠지 모를 이별에 대해 귀뜸도 했고..
이제 윤이와 메아리 손에 자기들 인생 들려주고 그저 지켜보면 어떨까?"

성인이 되면 스스로 판단해서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게 지나친 간섭은 피해야 하지만 그 전에는 부모의 판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저의 얼후(二胡, 중국식 해금) 선생님이 그러더군요. 어렸을 때 친구들은 노는데 자기는 매일 2시간씩 연습하는게 싫었지만 지금은 엄마한테 감사하고 있다고..

posted by 루슨
2014. 12. 4. 13:11 해외여행


홍콩에 오면 이층 버스 위에서 성룡이 뛰어 다니고 바바리 입은 윤발이가 옆을 지나칠 것 같았는데.. 이제 처음이 아니다 보니 기대하기 힘들다는 건 눈치 챘고..

전에 왔을 땐 편의점 이외에 간 곳이라고는 한국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한 게 전부였지만 이번엔 부모님 모시고 와서 이것 저것 둘러 보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자리만 잡으면 맥주 한잔하며 옛날 얘기로 빠져듭니다. 호텔 객실에서도 공원에서도 레스토랑에서도 그랬습니다. 지난 세월을 더듬어 보려고 하나 둘 여쭙다 보면 어느새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 가곤합니다.

장남이라서 대부분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새로 안 사실도 새로 느낀 부분도 많았습니다.

"해란 논두렁에서 흙만 파던 때는 이런 세월 꿈도 못 꿨지. 삭스핀이 뭐고 스위트룸이 뭔지 알았겠어? 별들이 소근데는 홍콩의 밤거리는 들었어. 근데 어제 밤에 보니 별들이 소근데진 안던데?!"


자신만의 드라마가 이어지고 믿겨지지 않는 세월을 보내며 가산을 일으키셨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셔서 이남이씨가 방송에서 춘천 노인 인라인 동호회를 소개할 때는 '천적 아우'로 시청자들한테 끊임없는 웃음을 안겨 주셨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것은 엄니의 통역 없이 아버지와 대화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을 하나도 못 알아 들었습니다. 성격이 급하신데다 제가 눈치도 없고 느려터져서 매번 '이런 으바리', '하여간 으바리는 이럴 때 알아 본가니까'라시며 제 명칭은 언제나 으바리였거든요.

세월이 흐르고 이제 저도 그때 아버지 나이만큼 되고 보니 아버지가 살아 오신 세월이 어렴풋이 보이고 아버지가 하시려는 말씀이 가슴으로 들려옵니다.

홍콩의 밤에 마음으로 느끼는 아버지 지난 날의 속삭임..


posted by 루슨
2014. 11. 27. 09:14 일상 日常/루슨 생각

누가 너한테 뭐가 그리 힘드냐고 묻는다면..
하루 하루 버티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합니다.

행복하지 않냐고 물어 보면..
그래도 나는 행복한 거 같다고 얘기합니다.

왜 그렇게 자신이 없는데?
글쎄요.. 나이가 들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십년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별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도전하지 않으면 퇴보한다고 그렇게 믿으며 살아 왔는데 매번 산을 넘을 때마다 너무 괴로워요.

가시에 찔려 여기 저기 쓰라려 오고 바위에 부딛쳐 멍이 들어도 편히 앉아 쉴 틈도 없이 또 다시 짐을 꾸려야 해요.

산이 두려워?

...

겁쟁이가 되어 가는 자신이 두려워요.

posted by 루슨
2014. 11. 26. 00:01 일본 日本

라멘 (らぁめん)

나고야에서 공부하는 4년동안 일본을 이해하고 적응하려 무지 노력했는데 못 먹는게 하나 있었습니다.

일본 라면은 왜 그리 느끼하고 산뜻한 맛이 안 나는지 아무리 먹어도 적응이 안 되더군요.


낫또(納豆)는 우연한 기회에 친해졌습니다.

유학 초기에 묵었던 사설 기숙사에서 식사 때 낫또가 나왔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한국 사람이 설명해 준 데로 넣고 비벼서 한 입 먹었는데 너무 싫더군요.

밥 먹는데 젖가락은 왜 그리 끈적거리는지 살아 있는 동안 다신 안 먹으라라! 다짐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아르바이트 끝나면 자전거로 통금에 늦지 않으려고 열나게 밟아 겨우 기숙사 문 닫기 전에 돌아 온 어느날, 한숨 돌리고 나니 잊고 있던 허기가 몰려 왔습니다.

입에 넣을꺼라곤 수돗물 밖에 없는데..
그때 친구 골탕 먹이려고 꽁쳐둔 낫또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밥 투정하면 굶기라는 아버지 말씀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 낫또를 깨끗히 비웠거든요.

그 후로 낫또 야끼니꾸, 낫또 카레, 낫또 스파게티, 낫또 규동.. 전부 경험했습니다.

첫인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겪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는 교훈을 그때 배웠습니다.

도쿄에 있는 회사에서 신설되는 웹 사업부 부장을 맡았습니다. 일본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일본 사람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라면을 좋아하는 이유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 후로 한달동안 매일 배가 고플데로 고픈 시간에 집 근처 라면집에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사진은 지나갈 일 있으면 못 참고 꼭 들르는 라면집입니다.
하카타(博多) 동꼬츠(豚骨) 라면에 매운 숙주나물 넣어서 아쯔캉(熱燗) 한 잔하면 행복은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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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슨
2014. 11. 24. 01:12 자녀교육

태어나서 아동기를 거치는 성장 과정에서 눈 높이라고 하면 '아직 어려서 이해를 못 해'정도가 아니더군요.

우선 태어날 때 신체적 조건은 걷지도 못 합니다. 말(馬)은 태어 나자 마자 지가 일어나서 뛰어 다니는데 인간은 앉기는 커녕 목도 못 가눕니다. 참 대책없이 세상에 나옵니다.

걷기까지 1년도 더 걸리더군요. (물론 제 기준입니다. 엄니가 돌 지나서 걸었다고.. ㅎ)
청력은 한달 그리고 시력은 반년이 지나서야 완전한 기능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신적인 발달은 더 느리게 진행되는데 인지 능력은 신체보다 환경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호자와 유아 교육자의 역활이 중요합니다.

인지 발달 이론을 정립한 사람으로 피아제(Jean Piaget, 1896년-1980년)가 유명합니다.
제가 군대를 마치고 잠깐 취직했던 출판사에서 피아제 관련 교재와 교구를 취급해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피아제가 이론은 정립했어도 방법론은 내 놓지 않았더군요.
저는 우연한 기회에 접했습니다만, 아기가 있는 부모라면 알아야 할 것 같아 소개합니다.

인지능력의 형성 과정을 어떻게 이해시킬까 출근길 고민하다가 올챙이를 떠 올렸습니다. 개구리는 어릴 때 다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애들을 대할 때 올챙이가 아닌 작은 청개구리 정도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리가 없는데 뛰라고 하죠.

"너는 이것도 모르니?!"
모르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순조롭게 교육이 가능한데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교재나 교구보다 우선 피아제의 아동 인지 발달에 대한 지식을 통해 '이해'를 권하고 싶습니다.

교육은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우선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그리고 나서 상대를 이해시켜야 합니다.


posted by 루슨
2014. 11. 22. 17:18 중국 中国/중국어 汉语

오늘은 중국어에 대해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내용으로 정리 해 보겠습니다.

普通話

우리는 흔히 북경어(北京語)라고 하는데 중국의 표준어를 뜻하는 건 普通话(푸통화)입니다.

영어 표현으로 중국어는 Mandarin(만다린)과 Cantonese(켄토니즈)로 나뉩니다. 중국 본토에서 쓰는 표준어가 만다린이고 해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화교들이 사용하는 광동어를 켄토니즈라고 합니다.

만다린은 满大人(만따런)이라고 청나라(淸朝)를 지배한 만주족 관리라는 말에서 유래된 듯 합니다.
켄토니즈는 广东(광동)의 광동어 발음 'canto'와 언어라는 뜻의 어미 'nese'가 붙어서 광저우나 홍콩에서 쓰이는 광동어를 뜻합니다.

漢語

중국 사람들은 자기 나라말을 汉语(漢語,한어) 또는 中文(중문)이라고 합니다.

汉语는 한나라(漢朝) 그리고 中文는 중화(中華)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汉语(han4 yu3)는 한국어를 뜻하는 韩语(han2 yu3)와 발음이 같고 성조가 달라서 잘 못 발음하면 한국어가 됩니다. 제가 '중국어를 못 한다'는 걸 성조 표현이 안 좋아 매번 한국어를 못 한다고 했다가 선생님한테 혼나는 이유입니다..ㅎ

중국어에 성조가 있는건 아시죠?
妈(ma1,엄마) 麻(ma2,삼) 马(ma3,말) 骂(ma4,욕) 吗(ma0,의문'까?')
이와 같이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 즉 발음의 높낮이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이 되어 버립니다.

吳語

중국어에는 위에서 알아본 표준어 普通话와 홍콩을 비롯한 광동지방에서 쓰이는 广东话(粤语,광동어) 이외에도 吴语(吳語,오어)라는 방언이 있습니다. 중국인의 10%가 사용한다는 이 언어는 주로 샹하이(上海)등지에서 사용되는 언어입니다.

이 吳語를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를 잠깐 들춰 보겠습니다. 제가 역사 좋아하는건 아시죠? ㅎ

삼국지(三国志演義)에서 등장하는 손권(孫権)이 지배하는 오나라(吳)가 진시황(秦始皇帝)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도 존재했습니다.
그 옆에는 월나라(越)가 있었고 오나라는 그 월나라에 의해 망했습니다. 고사성어 와신상담(臥薪嘗膽)으로 우리에게도 유명한 사건입니다.

이웃하던 이 두 나라 말로 吴语는 오나라 언어, 粤语는 월나라(越,粤) 언어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越語

사기(史記)에 의하면 월나라는 남방 민족으로 생김새나 옷차림이 중원(中原)의 여느 나라와 다르다고 했습니다.

월은 한자로 粤(yue) 또는 越(yue)로 씁니다.
粤는 위에서 말씀 드린데로 粤语(광동어)와 粤菜(광동요리) 등 광동지방에서 사용합니다.

越는 越南(월남) 즉 베트남을 말합니다.
광동지방에서 중원의 등살에 못 이겨 더 내려갔는지 캄보디아 일부를 점유해서 현재의 배트남 국경이 완성됩니다.

그래서인지 북경어는 경성(軽声)을 포함해 5성인데 비해 광동어와 베트남어는 7성입니다.
저도 베트남어를 잠깐 공부했는데 성조가 많고 복잡하다 보니 제가 본 책에서는 성조를 음표로 표시해서 설명했더군요.. ㅎ

베트남어도 19세기까지는 한자 표기였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식민지 때 알파벳 표기로 되어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베트남어에 보면 알파벳 모음에 뭐가 하나씩 붙어 있죠? 그게 성조를 뜻합니다.
발음하기는 좋지만 뜻 이해하기는 어려웠는데 베트남어 한자를 알아가면 이해하기도 외우기도 편합니다.

중국어 설명하다 베트남어로 빠졌네요.. ㅎ

posted by 루슨
2014. 11. 20. 23:34 일본 日本

無理ですよ。奇跡でも起きない限り...
무리입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奇跡って何?
기적이 뭐야?

え!それは...
아! 그건...

奇跡と言うのは、普通に考えれば絶対起きない出来事が、そうなって欲しいと願う人間の強い意志で起きる事です。
기적이란, 그냥 생각하기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의 강한 의지로 일어나는 일을 말합니다.

奇跡は起こるから奇跡と言います。
기적은 일어나기 때문에 기적이라고 합니다.

自分には無理だと諦めている人には絶対起きません。
자신에게는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래 전에 방영했던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家政婦のミタ)」를 보고 기적의 정의를 알았습니다.

어찌보면 제가 살아 온 길도 기적이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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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슨
2014. 11. 20. 10:20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말이 독립이지 사실은 말레이 연방에서 쫓겨났습니다. 조그만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으르렁대는 현실에서 이해할 수 없는 조치입니다.

석유라도 나는 말레이 국가 브루나이는 독립해도 배부르고 등 따습게 잘 살고 있지만 자원조차 없어 자립도가 현저히 낮은데다 땅도 서울 크기만한 작은 항구도시 싱가포르는 정치적인 이유로 홀로서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작은 도시 국가가 말레이 연방에서 쫓겨난지 45년만에 본토의 경제 규모를 추월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제도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면적은 대한민국의 3배가 넘고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IMF에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극복한 나라입니다.

사람은 때로 자신도 모르는 능력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건 편하고 근심 걱정이 없을 때보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위기는 기회라고 하나 봅니다.

제가 살아 오며 처음 기회로 만들고자 했던 위기는 IMF였습니다.
국가 경제도 가계 경제도 위축되는 시기라서 그대로 있다가는 세월만 낭비할 것 같아 유학을 택했습니다. 부모님이 절대 보내주시지 않을 것 같은 해외 유학.

설날 아침에 엄니가 "고골 아줌마 아들은 다음달에 일본으로 유학 간데"하시며 떡국을 드실 때 저는 속으로 '엄니 아들도 담달에 유학 가요..' 반대하실 꺼 뻔한데 말씀 드릴 수 없었습니다.

결국 학비 빌려서 송금하고 비자 받은 날 말씀 드렸죠. 엄니는 우시느라 잠도 못 주무셨는데 그 뒤로도 걱정되서 매년 다녀가셨습니다.

그때 기회를 잡은 덕분인지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ㅎ

【写真】 지금은 싱가포르의 상징이 되어버린 마리나베이 센즈 호텔을 바라보며..

posted by 루슨
2014. 11. 19. 00:21 자녀교육

직원들한테 꿈을 심어 주기 위해 드림 서포터를 자처하고 부터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꿈이 무엇일까? 꿈은 어떻게 이뤄 나가는가? 그리고 언제 이룰 수 있는가?

그러다가 예를 가까운데서 찾아 보려고 내 꿈은 무엇인가? 이루고 있는가? 또는 이뤘는가? 누가 꿈이 뭐냐고 물어 보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제 꿈이요?"

누구나 그렇듯이 저도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건 많았습니다.
목장, 운전사, 선생님, 경찰, 유학, 기자.
처음 장래 희망을 적어 오라는 선생님 말씀에 아버지가 하라는 '목장' 빼고는 다 해 본 것 같습니다.

군대는 의무 경찰 지원해서 운전병했고 일본에 유학 와서 루슨한글교실 2년간 운영하며 가르쳐도 봤고 메이저는 아니지만 두군데서 잠깐 기자 생활도 해 봤으니까.

철들고 생긴 꿈이 정치가, 소설가, 기업가

정치가의 꿈을 품던 해에 봉사단체에 들어가 20년간 정열을 다해 활동한 결과 하남시 회장, 경기도 지구대표, 전국위원회 의장을 지내고 세계대회를 한국으로 유치도 했지만 아직 정치는 문지방도 못 넘고 있고..

학창시절 독후감, 글짓기가 젤 싫었는데 천리안 '시 낭송의 초대'에 연재하고 기자 생활과 학술 위원회 활동 그리고 뉴스레터, 연설문 등 글쓰기는 꾸준히 해 와도 얼마전 네이버 소설 공모전에서 입선은 커녕 명함도 못 내밀고..

스물엔 스스로를 알고 서른엔 세상에 도전하기 위해 사업하자던 게 서른 넘어서 보니 늦깎이 대학생에 외국이라 일본 환경에 맞춰 준비해서 우여곡절 끝에 3년 전 법인 냈지만 아직 구멍가게 수준이고..

그렇지만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꿈은 스스로 찾아서 키워 가는 것"

'목장'을 비롯해 공무원, 금융사 등 아버지가 바라 던 길은 한 걸음도 내딛지 못 했습니다.
당시 공무원 시험에 '전산 일반'이 있어서 그걸 이용(?) 해 컴퓨터 학원에 다닐 수 있었고 지금까지 그걸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엄니가 그러시더군요.
"옛날에 아버지 반대하는 거 겨우 설득해서 컴퓨터 사 줬는데 설마 그게 우리 아들 평생 밥 벌어 먹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자녀가 꿈을 갖기를 바라세요?
그 꿈을 이루며 행복하길 바라세요?

그럼 강요하지 마세요.
대신 환경을 제공하세요. 꿈을 찾을 수 있는 환경.

맹자 어머니는 맹자에게 글방 곁이라는 환경을 제공(孟母三遷之敎) 함으로 자식의 꿈을 키워줬습니다. 그건 비교적 일거리가 많았을 시장통을 떠나 남편도 없이 혼자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야 하는 용기와 결단이였습니다.

자녀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잔소리가 아니고 용기와 결단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루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