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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 집은 페낭이고 도쿄에서 일하는 루슨(여권 미들네임)이 써 가는 블로그입니다. #Korea #Penang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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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11:03 일상 日常/루슨 생각

"김치가 뭐예요?"
아마 이런 질문을 받아 본적도, 해 본적도 없으실 겁니다. 이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 줄 압니다.

김치가 뭘까.. 저도 한글 가르칠 때 비로소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치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沈菜"
침몰한 야채 즉 야채 소금 절임을 말합니다.

김치하면 대표적으로 떠 오르는게 배추(白菜), 고추가루(唐辛子), 젓갈(塩辛)이죠?
그러나 배추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게다가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신대륙에서 발견됨)에 일본에서 들어 오고 젓갈 역시 나중에 첨가된 재료입니다.

김치의 원조는 야채의 화석으로 불릴만큼 역사가 긴 오이로 추정합니다. 배추는 옛 중국 문헌에 강북에서 키우면 뿌리가 건실하고(무) 강남에서 키우면 잎이 부드럽다(배추)고 했습니다.
같은 종이었다는 얘긴데 얼갈이 배추와 열무를 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흔히 김치가 중국에서 들어 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만주(満州) 벌판을 오랜 터전으로 삼았던 고구려(高麗)가 일찌기 절임과 발효 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콩(大豆)의 원산지 만주에서 기원한 된장(味噌)이 중국 문헌에 高麗臭 즉 고려의 냄새로 기록되어 있답니다.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란 노래가 있었죠!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이라 언제나 김치를 냉장고에 채우고 삽니다.. ㅎ

퇴근 길 엄니가 앞치마 두루고 김장 도와주시는 아버지 사진을 보내 주셔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ㅎ

posted by 루슨
2014. 11. 11. 10:59 일상 日常

우리집 마당 끝에 해를 향해 15도 정도 기울어진 평상 같은게 있었어.
고추를 말리려고 만든 것 같아.

갑자기 천둥이 쳤는지 엄니하고 비닐을 들고 뛰어 갔어. 엄니는 그 비닐로 말린 고추를 덮고 난 중계방송을 하고 있었지.

"엄마 소나기가 잰고기를 넘었어."

"엄마 건너말까지 왔어."

"엄마 차동이네까지 왔어."하는 순간
엄니는 다 덮으셨는지 월남치마를 휘날리며 집으로 뛰어 들어가셨는데, 난 두 다리가 짧다 보니 불가능을 눈치채고 평상 밑에 숨었어.

잠시 후에 비가 그치고 볕이 나더라고 지금처럼..

점심 먹으러 나오는데 비가 오데요.
다시 자리로 가서 우산 가져 와 페밀리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사이에 바지가 다 젖었습니다.
치즈야키 치킨 스테이크를 먹는 동안 그새 볕이 들었더군요.

밖으로 나와 갑자기 생각 난 아련한 추억..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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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슨
2014. 11. 8. 00:15 일상 日常/루슨 생각

국민학교 6학년 2학기 말 무렵에 도시(하남시)로 이사했습니다.
전기도 없는 초가집 호롱불 밑에서 태어난 저에게 도시란 별천지 같았죠.

서울에 왔을 때 흙 없이 돌로 뒤덮인 길을 보며 마냥 신기해 했는데.. ㅎ

도시에 와서 알았습니다.
우리집이 부자구나..
고기를 먹을 수 있구나..

저는 워낙 채식을 좋아해 절 밥에 대한 향수는 있어도 고기에 대한 애착은 없었지만 동생이 한 말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돼지고기를 원없이 먹었으면 좋겠다.'
'통닭이 날아 간다.' 등.. ㅎ

시골에서는 마을에서 돼지를 잡거나 명절 전에 엄니가 읍내 나가서 사 오실 때나 가능했습니다. 소 도살은 불법이라서 소고기는 명절 아니면 못 먹었죠 아마..

아무리 시골이라고 해도 다른집은 우리 같지 않았는데 우리 엄니 손에 돈을 쥔 걸 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주로 소쿠리나 호미가 들려 있었죠.
돈은 아버지가 매년 땅 사시느라 계약하러 가기 전에 현금 다발을 허리에 차는 것 밖에 못 봤으니까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고 부터 엄니한테 매일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돈 세게 해 드린다고 입 버릇처럼 얘기했는데 아직도 그렇게는 못 해드리 있습니다.. ㅠ

그런 제가 도시에 와서 상가에 '신장개업'이라고 붙어 있는 글씨를 처음 봤습니다.
시골에서 대문에 붙은 '입춘대길'만 보다가 신장개업은 도시에 와서 경험하는 새로운 모든 것 중에 하나였습니다.

근데 하루는 희한한 걸 봤습니다.
천호동에 갔는데 어느 상가에 '신장개업' 문구가 붙어 있는 겁니다.

아니 왜?!
여긴 천호동인데 신장 개업??

당시 제가 살던 곳은 '경기도 광주군 동부읍 신장리(현재 하남시 신장동) 부근이었습니다.

posted by 루슨